가거라, 나의 빨강이여!
김단혜
베고니아 속살에 기대어 빨간 꿈을 꾸었네.
솔기가 닳은 흑장미 빛 식탁보
수반에 촛불을 띄우고
적포도주로 얼굴을 적시지.
쇼 윈도우에서 빠져나온 빨간 원피스의 그녀가
홍옥 같은 얼굴을 하고 나타나면
우리의 레드파티는 시작되는 거야.
체 게바라 티셔츠, 립스틱, 스카프, 가죽 잠바, 하이힐,
핸드백, 머리핀, 팬티, 양말, 가발, 몰스킨….
그녀는 마지막으로 커튼콜을 받으며 레드카펫을 밟고 걸어 나오지
나의 빨강은 ‘생리 中’
붉었던 날들이여
이제 안녕
욕망은
현실에 모욕당하고
사람의 몸이 그리운
순연한 나의 중년은 시들어가네
가거라, 나의 빨강이여!
배경의 이미지는 불광동 대장간의 풀무질에서 나오는 강렬한 불꽃이랍니다.
2월말 제주 산방산과 유채꽃
제주도속의 또다른 섬 우도에서 만난 오메가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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