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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에게 비는 반가운 손님일 뿐 적이 아니다(2).

분당꽁지 2012. 7. 19. 16:20

 비가 그치고 먼산에 구름이 생길때쯤 이면 또 엉덩이가 들썩이기 시작한다...

오늘은 어디로 가서 어떤 그림을 그릴까 궁리하는 시간이지요..

집에서 가까운 나의 놀이터이자 산책로 분당메모리얼파크가 바로 그곳입니다.

원적정사라고 하는 절이 바로 옆에 있기도 하구요...

원적정사에서는 가을이면 산사음악회를 열기도 하지요.

 오늘은 원적정사를 한바퀴 돌아보기로 합니다.

 석가탄신일이 지났는데도 아직 연등이 드대로 달려있는것이 보기 좋습니다..

마침 연등 터널을 지나는데 계속 내린비로 인해 물 흐르는소리가 상쾌하게 들립니다.

 

시원한 물소리 들리시죠?

 어느 보살님께서 산사에 마련된 작은 연못속에 핀 연꽃을 바라보고 계시네요...

 산사에서 만나는 연꽃은 평지에서 만나던 연꽃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는군요..

 기와로 만든 담장도 거리감 없이 마음속으로 파고들어옵니다.

현실의 꽉 막힌 담장보다 이렇게 뻥 뚤린 소통의 담장이 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물소리를 들으며 원적정사를 천천히 내려 오는데 어떤분이 처사님....처사님.....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신경 안쓰고 흐르는 물소리에 신경 쓰고 있을때 지나던분이 안에서 부르십니다....하시네요...

저 말입니까?

네~~~ 공양하시고 가세요...

이런 점심시간이구니.....지나는 객에게 조차도 공양(식사)을 권하는 원적정사의 정겨운 사람들을 만났답니다.

마음만 감사히 받고 내 갈길로 발길을 옮겨봅니다...  

 비가와도 장례는 모시는법...무슨 사연인지 두분의 남자가 납골묘위에 앉아 있네요...제를 지내러 온건 아닌것 같고....

 메모리얼파크 입구엔 야생화가 많이 피어있답니다.

이곳이 꽁지의 놀이터...

비가 갠 후면 물방울 놀이 하기 딱 좋은곳이죠...

 그냥 눈으로 보면 이런 풍경이지만 마크로 렌즈로 보게되면 전혀다른 세상이 연출된답니다.

허리를 숙이고 물방울이 많이 맺혀있는 날씬한 꽃줄기를 찾아 다닙니다....물방울이 떨어지지않게 조심하면서.....

 범부채도 많이 피어있답니다.

 범부채는 키도 크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접사할때는 작은 바람도 너무 크게느껴집니다) 포기~~~~~

 삼각대를 가장 낮은 위치로 고정시키고 물방울과 씨름을 시작합니다.

 바람만 안불면 재밌게 놀텐데 오늘은 태풍이 북상중이라 바람이 많이 부는군요... 

 포커스(촛점) 맞춰 슈팅 하려하면 불오오는 바람때문에 각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쓰러저가는 줄기 하나에서 만나는 행복...

생명이 다해가면서도 꽁지에게 기쁨을 주고 가는구나......ㅎㅎㅎㅎ

 구절초같은 꽃도 많이 피었습니다...

 조리개의 심도에 따라 하나가 되기도 하고 모두 쨍한 사진을 만들수도 있답니다...

 역시 키가큰 범부채는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아 촬영이 쉽지않네요...

 나리꽃도 한창 이뿜을 뽐내고 있었답니다....

무궁화 꽃도 활짝!

메모리얼파크 주변엔 이렇게 다양한 꽃들이 있어 접사놀이 하기엔 아주 좋은 장소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