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

분당꽁지 최정호와 김단혜의 포토에세이 전시회 ...그 배경설명(5)

분당꽁지 2012. 9. 10. 01:00

사진작가최정호로 살아오면서 가장 많은 도움을 주었던 옆지기 ...

수없이 많은 여행을 하는데 군소리없이 좋은작품 얻어오라고 힘을 주었던 짝꿍...

또 함께 출사나가면 묵묵히 내가 촬영하는 모습을 바라보던 그녀...

그러면서 촬영하는 내모습을 담기도 하던 그녀와

내가 촬영한 사진을 보고 영감을 얻어 써내려갔던 글들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를 합니다.

수많은 작품을 다 보여드릴 수는 없지만 15점을 먼저 보여드리려합니다.

촬영하던 순간의 설레임을 공유하고 기다림을 함께 나누며 나누었던 대화들....

 

그 뒷 이야기들을 여기에 풀어놓습니다

 

♧그 여자의 향기가 내게도

 

중년의 가을은 커피 냄새만 맡아도 쓸쓸해집니다.

그해 가을 장사익의 '섬'에 빠졌습니다.

블로그 배경음악도 핸드폰 컬러링도 모두 섬으로 바꾸었답니다.

때로는 노래 한 곡이 나의 가을을 대변해 주는 것처럼

유일한 여자 전혜린을 만난 전설 같은 가을이 있었습니다.

문학이 한 작가를 깊이 사랑하는 일에서 시작해야 하는 것이라면 내겐 전혜린이 그랬습니다

내 문학의 밭은 위대한 문학작품이 아니라 서른 한 살 불꽃처럼 타 올라 전설처럼 사라진

흑백사진 속 그녀의 깊고 검은 눈동자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전혜린의 일기를 필사하고 그녀의 글을 통째로 외우며

가을이면 검은 스카프를 하고 디올의 뿌아종 향을 맡았습니다.

소시민적인 안락한 삶을 거부하는 자유로운 정신

남과 달라야 한다는 선택된 자아의식

그녀의 피 속에 섞인 집시의 영혼이 담긴 피 한 방울이

내 핏속에도 흐르기를 가을이면 지독한 생의 홍역을 앓곤 했습니다.

생이란?

무섭게 아는 것.

많이 생각하는 것.

모든 것에 파고 드는 것.

과연 사랑이 인간을 구원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