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쳐 9월호에 실린 사진과 글....
에세이는 단혜의 가을을 필사하다.
사진은 단양의 한적한 마을에서 입추의 초가을 풍경입니다.
가을을 필사하다
김단혜
“해만 봐도 눈물이 나, 가을인가 봐.”
“ .! ”
가을은 그렇게 치명적 슬픔으로 왔다.
희망도 없고 희망 아닌 것도 없는 계절처럼.
치통에도 쾌락이 있다는 도스토옙스키의 말을 되새기며
아픈 잇몸을 얼마간 방치했다.
닦은 이를 또 닦으며 감정의 지하생활자가 되어 본다.
아침에 놓쳐버린 단어를 주우려 저녁에 또 일기장을 펼친다.
커피 맛에 중독된다.
설탕을 듬뿍 넣어도 달콤하지 않은
낙엽 타는 냄새가 나는 커피를 조금 마신다.
버스를 놓치고 다음 버스는 그냥 보낸다.
저녁이면 날마다 조금씩 모양이 달라지는 달을 오래도록 바라본다.
마우스의 커서가 깜박일 때마다 함께 깜박여 본다.
집을 나서면 깜박이던 마음이 깃발처럼 펄럭인다.
황금 햇살이 화살처럼 쏟아지는 신도시의 북 카페에 앉아
화살 같은 것에 심장을 관통당하는 쓰라림에 피 흘린다.
화가 육심원의 그림이 있는 빨간 수첩을 꺼내
0.25mm의 가느다란 펜으로 꾹꾹 눌러 가을을 베낀다.
영월의 한반도면에 한반도마을에 무궁화가 피어있는 모습...
강릉시의 안반덕(안반데기)의 감자와 배추가 심겨져있는 늦 여름의 풍경입니다.
아마도 이사진을 촬영한후 일주일후면 배추를 모두 수확 했으리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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