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쳐

월간메디컬쳐 9월호 분당꽁지 최정호의 풍경사진

분당꽁지 2012. 9. 5. 17:37

 

 

가시의 시간

 

김단혜

 

모두에게 사랑받느니

오직 한 사람에게 뜨겁게 버림받고 싶어

 

눈감고

너의 심장 소리를 듣는 저녁

가슴 속 들끓는 언어로

단 한 줄의 문장을 쓰고 싶어

 

밑줄 친 문장에 또 밑줄을

살면서 반복되는 패턴 속에

아무도 모르는 내가 있지

때로 거짓보다 무서운 진실

 

밑줄 친 문장을 읽어 줘

외로울 때 의자를 바꿔가며

마흔세 번 해지는 것을 바라보았지

내게 너무 많은 자유로

너의 살아있는 낱말을 사고 싶어

상처가 덧난 환부에

신경이 펄떡이는 단어를 바르고 싶어

상처에 낱말이 스며들어

벌겋게 달아오른 시간을

오래도록 바라보고 싶어

 

친구가 되고 싶으면

아주 조금씩 내게로 와